신소재·탄소포집…태경그룹 친환경 올인

50년간 무기화학 소재를 개발해 온 태경그룹이 이산화탄소(CO2) 포집·활용(CCU) 기술을 통해 다양한 혁신 소재를 개발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국내에서 자체 생산하기 힘든 신소재 분야를 개척하면서 수백만그루의 나무와 맞먹는 공기 정화(탄소 포집)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 친환경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 중심에는 '친환경'을 미래 성장 기조로 정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해련 태경그룹 회장(사진)이 있다.

2020년 태경그룹은 석회석 산지인 단양2공장 등에서 나오는 소석회에 이산화탄소를 투입해 연간 6만4939t 규모 탄산칼슘을 생산했다. 이 과정에서 한 해 동안 2만9000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공기 중으로 나가는 탄소를 저감했다. 이는 60년 된 소나무 600만그루가 1년에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와 맞먹는 양이다.

태경그룹은 올해 초 '소재로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그린뉴딜을 중심으로 총 33개 신소재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첨단 기초소재 개발의 핵심 방향을 '이산화탄소 재활용'으로 분명히 했다.
 
지난 3일 매일경제와 만난 김 회장은 "태경그룹은 단순 이산화탄소 포집과 합성 공정을 통해 탄산칼슘을 제조하는 것을 넘어 이를 고분자 신소재로 전환시키는 일명 'C2V(Carbon To Value)' 프로젝트에 착수했다"며 "지금은 제지용 소재에 한정돼 쓰이지만 향후 이를 활용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복합 신소재를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태경그룹은 산업 보일러에서 나오는 재(ash)에서 생석회를 추출하고 보일러 굴뚝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합성해 탄산칼슘을 생산하는 신기술 개발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투입되는 용제는 재활용 과정을 통해 순환되면서 친환경 효과를 극대화했다. 산업용 부산물에 용제를 투입해 생석회를 추출하는 공정에 관한 특허는 현대오일뱅크와 태경그룹이 공동 출원했다. 이런 새로운 공정이 양산화되면 보일러에서 타고 남은 산업용 부산물을 가지고도 탄산칼슘을 만들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할 수 있다. 천연 광물 형태에서 만들어졌던 탄산칼슘은 아직 국내에서 제지용으로 연간 15만t 정도로 수요가 제한적이었지만, 태경그룹은 탄산칼슘이 40~60%까지 함유된 고분자 복합재를 폐기물에서 추출해 내면서 신규 수요 가능성이 열렸다. 향후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친환경 소재 개발로까지 그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태경그룹은 향후 '제2의 요소수 사태'로 번질 수 있는 중탄산나트륨의 국산화도 추진하고 있다. 중탄산나트륨은 발전소 대기 정화를 위한 필수 소재인데 전 세계 수요는 연간 5%씩, 한국 수입량은 매년 15%씩 늘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중탄산나트륨의 국산화에 착수해 시험생산(파일럿 플랜트) 실증까지 완료한 상황"이라며 "상업생산이 이뤄질 경우 수입대체를 통한 국내 기초소재의 안정적인 수급뿐만 아니라 탄소 포집을 통한 친환경 효과까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경그룹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기업가로 투신한 고 김영환 창업주가 1975년 설립했다. 국내 최초 탈황제를 포스코에 공급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무기화학 전문기업으로서 관련 사업에 한 우물을 파고 있다. 신혼 때 마련한 서울 강서구 자택에서 한평생을 살 정도로 검소했던 창업주는 공영·공익·공존이라는 경영철학을 지켜며 왕성한 사회기여활동을 벌여왔다. 2014년 뒤를 이은 장녀 김 회장은 태경그룹의 성장 기조를 '친환경'으로 천명하며 미래 혁신 소재 개발과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
전범주,신소재·탄소포집…태경그룹 친환경 올인,2022.01.06
http://www.mk.co.kr/news/business/view/2022/01/1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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